오로지 풍경 하나로만 달려가는 곳이 있다. 양수리 갤러리 카페 수수다. 수수는 우리가 알고 있는 곡식의 수수가 아니다. 나무와 물을 뜻한다. 나뭇잎이 다 떨어져 스산한 풍경 대신 자른 나무를 이용한 나무 트리가 카페 정원을 꽃처럼 수놓았다.
북한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하는 운길산이 붓을 날리듯 능선이 아름답고, 봄부터 가을까지 계절 꽃이 만발하는 물의 정원이 아스라하다. 식물원을 연상시키는 유리 건물인 카페 내부 곳곳에 걸린 그림은 단순함 속에 깊이를 가늠하게 만든다.
시즌 때라면 ‘이야기 들어주는 나무’ 주변에 사람들이 많아 사진 찍기도 어렵지만 계절의 한가로움은 분위기 있는 스냅사진을 찍기에 좋다.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고만 있으면 가슴 속을 꽉 막고 있었던 일상 속의 체증이 내려가는 것을 느낀다. 수수에서 조성한 강변 산책로인 마음 토닥길은 생각을 정리하기에 적당한 길이다. 갤러리 카페로 이름을 알려 주문 후 계산서를 확인하면 커피값 대신 입장료가 찍히는 것도 이곳을 찾는 재미다.